게임/리그오브레전드(롤)

리그오브레전드 티모가 우주로 갔어요! 아마도...

뭉구의다이어리 2019. 4. 25. 17:15
728x90
반응형

리그오브레전드 티모가 우주로 갔어요! 아마도...

2018년 3월, 저희는 SNS에서 뷔르츠부르크 대학교 위성공학 석사생이자 자칭 “서양의 최고 람머스 장인”인

클레멘스 리글러(Clemens Riegler) 님으로부터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혹시 우주비행사

티모나 우주비행사 노틸러스 공식 스티커가 있나요?...”

이후 거의 1년이 지나고 우주비행사 티모는 우주로 갔습니다! 사실은... 우주로 갈 뻔했죠. 우리의 악마 같은

천사 같은 꼬마 요들은 지상 약 75km, 대기의 중간권까지 진입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중간권은 우주라고

하기 어렵고 우주 근처일 뿐입니다. 하지만 되다 만 우주비행사라는 사실은 티모에게 비밀입니다. 티모의

심기를 건드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티모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요들을 우주로 쏘아 올리기까지 서유럽 람머스 114위인 클레멘스 혼자만이 아니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와

빈 공과대학교의 학생 24명으로 이루어진 팀(팀원 중 거의 절반이 열렬한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이다

보니 게임에서 만나시는 분도 있겠죠!)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람머스 숙련도 포인트가 충분하면 우주적인

규모로 티모를 골탕 먹일 수 있나 봅니다.

다이달로스 프로젝트는 능동형 부품과 낙하산이 없는 항공우주 착륙 장치를 개발하고 배치하려는 목적으로

2016년 여름에 창설되었습니다. 다이달로스 팀은 보다 안정적인 우주선을 구상해서 험난한 대기권에서

더욱더 순조로운 비행이 가능해지기를 바랐습니다. 더 안전하고 재사용 가능한 착륙 장치를 지구에서 사용

할 생각으로 만들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금성에서의 우주여행이나 목성의 요란한 대기에서 데이터 수집

등이 가능해지기를 꿈꿨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꿈은 스페이스시드(SpaceSeed)의 개발로 이어졌죠.

다이달로스 팀은 유럽 각지의 후원과 대학생을 위한 REXUS/BEXUS 프로그램*의 승인뿐만 아니라, 독일 항공

우주 센터와 스웨덴 국립 우주국, 상위 기관인 유럽 우주국 등의 전적인 지원을 받으며 스페이스시드 3개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차세대 오리온 관측로켓에 실어서 발사할 준비까지 하게 되었죠. 뷔르츠부르크 대학교

우주공학과 학과장 하칸 카얄 박사(Dr. Hakan Kayal)와 함께한 3년간의 노력 끝에 이룬 쾌거입니다.

그래서 이 모든 게 티모랑은 무슨 상관이냐고요?

클레멘스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티모의 위상은 엄청나죠.”라고 하며 이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주비행사

노틸러스도 고려하긴 했지만, 티모만큼 격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챔피언은 아니잖아요. 티모를 달나라로

보내버리고 싶어지는 순간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한 번쯤은 있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저희는

그 모습을 전 세계의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솔직히 승급전인데 0/6/0을

기록하는 원거리 딜러 티모가 있으면 누구나 태양까지 날려버리고 싶겠죠.

티모를 지구로부터 추방하기 1주 전, 클레멘스는 알렉스 하틀(Alex Hartl), 에릭 헤이만(Eric Heimann),

토비아스 뉴만(Tobias Neumann), 플로리안 코만(Florian Kohmann) 등 팀원과 함께 로켓을 조립하고

발사하기 위해 에스랑예 우주센터가 있는 스웨덴 키루나로 향했습니다.

다이달로스 팀은 1주에 걸쳐 에스랑예의 천체 물리학자와 기술자의 협력을 받으며 부품 더미를 발사 준비가

완료된 로켓으로 변신시켰습니다. 팀은 우주센터의 초고속 인터넷을 톡톡히 활용해서 자투리 시간에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며 긴장을 풀기도 했죠.

...요들족에게는 위대한 도약

2019년 3월 4일, 클레멘스와 알렉스, 에릭, 토비아스, 플로리안은 일찍 기상했습니다. 물론 어차피 잠은

많이 못 잤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드디어 실험 장비와 티모를 하늘로 발사하는 날이

밝았으니까요.

에스랑예 우주센터에서 로켓을 발사하기 1시간 전이 되기만 하면 스웨덴 키루나 전역은 곤도르의 뿔나팔

소리 말고는 비교 대상이 없는 굉음에 휩싸입니다. 클레멘스는 “엄청나고 무시무시한 소리가 나요.” 라고

말했습니다. “소리가 얼마나 큰지 수십 킬로미터까지 울려 퍼질 정도예요. 주민들에게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경보음이죠.”

 

중앙유럽 표준시로 오전 9시 50분이 되자 스웨덴 현지에 있는 팀원과 더불어 다이달로스 팀 전원은 불안 반,

기대 반으로 발사 점검이 완료되고 카운트다운이 시작하는 광경을 지켜봤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로켓 발사 전에 항상 성대한 카운트다운이 이루어지죠.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게 긴장된 적은 처음이었어요! 저만의, 아니 저희만의 카운트다운이었으니까요! 영화에서만 수백만 번

본 장면의 주인공이 된거죠! 그동안의 노력 끝에 드디어 우리를 위한 카운트다운을 볼 수 있다니... 정말

유일무이한 기분이었어요”라고 클레멘스는 말했습니다.

“심장은 미친 듯이 뛰는데 머리는 새하얬다는 기억밖에 안 나요. 생각이 필요한 부분이 없기도 했어요. 이미

저희의 손을 떠났으니까요. 다음은 지켜볼 수밖에요.” 발사 0초에 제어 시스템과 자동화 절차가 가동되었고,

다이달로스 팀은 티모와 로켓이 자동차를 들어 올릴 정도의 추진력으로 이륙하는 모습을 주시했습니다.

음속 5배의 속도로 비행하는 로켓과 아마 겁에 질렸을 무임승차자 티모는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약 75km의

최고 고도에 도달했습니다. 다이달로스 팀은 지상에서 긴장된 모습으로 실험이 진행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상공에서 티모가 인자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발사 후 정확히 133초, 143초, 153초에 스페이스시드

3개가 각각 성공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실험은 대성공이었죠.

로켓에서 사출된 스페이스시드는 각각 홀로 강하하며 약 시속 85km의 ‘공칭 속도’로 착륙했습니다. 이는

착륙이 순탄했다는 의미인데요. 평온한 착륙 속도와는 멀어 보이지만, 스페이스시드는 원래 신속한 재진입을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로켓 본체는 착륙 지점이 다르고 충돌 속도가 훨씬 빨랐죠. 다행히 로켓과 적재된 실험

장비는 에스랑예 팀이 모두 회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티모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죠...

 

티모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정말... 좋은 질문입니다. 클레멘스는 웃으며 “티모가 마찰열에 타버렸을 리는 없어요”라며 “저희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감쪽같이 사라졌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다이달로스 팀에 의하면 로켓의 소재가

티모를 불태울 정도의 열기는 막아줄 수 있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시 티모 스티커가 전소되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에스랑예 우주센터 팀이 로켓에서 회수하지 않은 부분은 없다고 하니 티모는

교묘하게 모두의 손아귀를 빠져나간 셈입니다.

티모가 아직 대기권 어딘가에서 버섯을 심으며 멋모르는 우주비행사가 밟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그러니 조만간 우주 탐험 예정이 있으신 분은 예언자의 렌즈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티모를 그 어떤 요들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보내주신 다이달로스 프로젝트 관계자 여러분께 라이엇 게임즈를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획기적인 일로 남을지도 모르는 항공우주 실험에 티모가 함께했다는 사실에

감개무량할 따름이며 앞으로의 행보도 많은 기대가 됩니다.

* REXUS/BEXUS 프로그램 - 독일 항공우주 센터와 스웨덴 국립 우주국의 상호 협정으로 운영되는 대학생을 위한 로켓 및

열기구 실험 프로그램(Rocket/Balloon Experiments for University Students)으로서 학생들이 설계한 실험을 실은

로켓과 열기구를 쏘아 올려 높은 고도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유럽 우주국의 협력으로 로켓

및 열기구 적재량 중 스웨덴 할당량은 다른 유럽 국가 학생과도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728x90
반응형